시원한 부산 바다를 서핑하는 세이수미
Interview

시원한 부산 바다를 서핑하는 세이수미

Summer, Summer, Summer! 햇빛을 머금은 광안리 바다의 세이수미.

2026-08-13노가은

여름은 미화의 계절이다. 뙤약볕에 붉게 익은 피부도, 땀으로 엉망이 된 얼굴도 결국 모두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가장 쉬운 여름 미화 방법은, 나의 여름을 간직한 음악을 다시 꺼내 듣는 것.

음악을 통해 누군가는 무더위에 뛰놀던 락 페스티벌을, 누군가는 시원한 해변에 앉아 맥주를 마시던 시간을, 또 누군가는 함께 초록빛 거리를 거닐며 나눈 대화를 떠올린다. 사람마다 기억하는 풍경은 모두 다를지라도, 우리의 여름 속에는 늘 음악이 있다.

밴드 사운드가 태양과 가장 뜨겁게 맞닿는 계절, 여름. 우리의 여름을 간직한 세 팀의 밴드를 만났다. 초록빛 여름을 닮은 12BH, 무더위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Snake Chicken Soup, 그리고 시원한 바다를 서핑하는 세이수미.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을, 이들의 음악으로 한 번 더 기억해보자. 여름이 아닌, 여름이 머문 자리를 사랑하는 것일지라도.


반짝이는 햇빛을 머금은 광안리 바다 앞, 오후 2시에 만난 세이수미. 파도를 오래 타는 데 필요한 건 힘보다 균형이다. 밀려오는 흐름에 휩쓸리지도, 굳이 거스르지도 않는 것. 세이수미의 음악을 따라 이번 여름도 느긋하게 파도를 타보자. 서퍼의 자세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팀과 멤버별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최수미 : 보컬과 기타 맡고 있는 최수미입니다.

김병규 : 기타 치고 있는 김병규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재영 : 베이스를 맡고 있는 김재영입니다.

임성완 : 드럼 연주하고 있는 임성완이라고 합니다.

최수미 : 저희는 부산 사람 네 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부산 밴드입니다.

수미는 병규의 공연을 보러 다니다가 함께 밴드를 시작했고, 중간에 합류한 성완과 재영도 이전부터 세이수미의 공연을 봐왔다고 들었어요. 음악으로 서로를 알게 된 네 사람이 지금의 한 팀이 된 과정이 궁금해요.

최수미 : 처음에는 병규 오빠가 밴드 활동을 오래 하고 있었고, 저는 공연을 보러 다니는 사람이었어요. 부산 인디 씬이 워낙 작다 보니 건너건너 서로 알게 됐죠. 병규 오빠가 원년 멤버들과 새로운 밴드를 만들면서 저한테 보컬을 제안해준 게 세이수미의 시작이었어요.

김병규 : 원년 멤버와 다른 밴드를 함께 하고 있었는데, 기존 팀과는 다른 음악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새 밴드를 시작했어요. 원래 알고 지내던 수미의 목소리가 좋아서 노래도 안 들어보고 보컬을 제안했죠. 알고 보니 기타까지 치더라고요. 기타는 보너스로 받은거죠. (웃음)

최수미 : 당시 부산 인디 씬에는 메탈이나 펑크 밴드가 많았어요. 제가 좋아하던 미국 인디 록을 하는 밴드는 거의 병규 오빠가 하던 팀뿐이어서, 다른 밴드들과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임성완 : 2019년 코로나 직전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드러머 공고를 보고 들어오게 됐어요. 그 때 면접도 보고, 합주도 같이 해보고 했었죠.

김재영 : 저도 공고 보고 들어왔어요.

밴드 멤버를 공개 모집하는 경우는 처음 본 것 같아요.

최수미 : 흔한 방식은 아니긴 하죠. 당시 공연 일정이 많아서 활동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었어서 급하게 공고를 냈어요. ‘부산 사람 우대’라고 적어놨는데 부산에서 음악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 보니, 드럼의 경우 오히려 서울에서 연락이 더 많이 왔어요.

좋아하던 밴드를 객석에서 볼 때와 직접 멤버로 활동할 때는 또 다를 텐데요. 합류 후 가장 새롭게 느낀 점은 무엇이었나요?

임성완 : 좋아하던 밴드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이전에도 세션이나 재즈 연주는 했지만, 밴드 생활은 처음이었거든요. 7월쯤 들어왔는데 이미 12월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었어요. 투어를 다니고 공연을 하는 모든 과정이 저한테는 새로운 경험이었죠. 많은 걸 포기하고 시작한 만큼 큰 도전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재영 : 저도 비슷해요. 들어와서 계속 많이 배우고 있어요.

연주 포지션 외에도 병규 님은 작곡과 굿즈 운영, 수미 님은 작사와 커뮤니케이션, 성완 님은 악기 운반, 재영 님은 굿즈 운영을 맡고있다고 들었어요. 역할은 어떻게 나뉘게 되었나요?

최수미 : 따로 정한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초반에 자리를 잡을 때는 “네가 해.”라고 정하기도 했고요. (웃음)

김재영 : 업무를 정확히 나누기보다는 시간이 되는 사람이 우선 맡는 편이에요. 나머지는 서로 도우면서 하고요.

수미는 정규 3집부터 작곡에도 참여하며 작업의 영역을 넓혀왔어요. 직접 곡을 쓰기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최수미 : 오래전부터 저도 조금씩 작곡도 스스로 해나가야겠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세이수미 작업이 잘 진전되지 않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저도 나서서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특히 작사부터 편곡까지 단독으로 작업한 ‘Bone Pink’는 기존에 세이수미가 보여준 색깔과는 또 다르게 느껴졌어요.

최수미 : 병규 오빠가 주로 작업하던 곡과 크게 다른 건 아니지만, 그동안 저희 음악을 계속 들어온 분들이라면 조금 다르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병규 : 정규 3집에서는 수미가 두 곡 정도 탑라인 작곡에 참여했는데, ‘Bone Pink’에서는 작곡부터 편곡까지 전부 혼자 했어요. 그래서 기존과는 다른 색깔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덕분에 세이수미가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도 더 넓어진 것 같아 좋고요.

90년대 미국 인디 록과 서프 록(Surf Rock)을 기반한 음악으로 소개되는데요. 세이수미가 정의하는 서프 록은 무엇인가요?

김병규 : 이 질문이 저희를 자주 따라오는데요. (웃음)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지역적인 이미지에 주목해주셨고, 저희도 초반에는 그런 부분을 조금 더 드러내보자 했던 시기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음악의 뿌리는 90년대 미국 인디 록에 가까워요. 그 안에 서프 록의 사운드가 일부 있고, 그 부분이 즉각적으로 들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프 록’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 같아요. 근데 이 부분도 저희 모습 중 하나죠.

특정 장르를 대표하는 팀으로 불리는 데 대한 부담은 없나요?

김병규 : 저희 음악에서 서프 록은 일부분이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런데 듣는 분들이 그렇게 받아들이는 건 저희가 정할 영역도 아닌 것 같아요. 음악은 느끼시는 대로 느끼고, 즐기시는 대로 즐기시면 되는 거니까요. 누군가 보기에는 저희 음악이 고여 있거나 새롭지 않아서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결국 저희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요. 그걸 듣고 “서프 록을 잘한다.”고 말씀해주시면 그것도 좋은 평가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면서도 세이수미 음악에는 아날로그적인 질감과 꾸미지 않은 담백함이 남아 있어요. 이런 색깔을 지키기 위해 사운드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김병규 : 저희가 좋아하는 건 90년대 미국 인디 록의 로파이(Lo-Fi) 사운드예요. 요즘 이야기하는 로파이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데, 당시에는 말이 좋아 로파이지 사실 사운드도 조악하고 연주나 기법도 아마추어스럽고 엉성한 음악이 많았어요. 그게 90년대 인디 씬의 하나의 문화이기도 했고요.

저와 수미 둘 다 90년대 미국 인디 록을 좋아해서 작곡 기법이나 사운드에서도 그 영향을 많이 받아요.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지금은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당시 음악이 가졌던 자발적이고 꾸밈없는 태도만큼은 계속 가져가려고 해요.

지니어스(Genius)의 ‘One Question’을 비롯해 < It's Just a Short Walk! >, 10주년 기념 <10>커버 앨범까지. 세이수미는 꾸준히 다양한 커버곡을 선보여왔죠. 원곡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전혀 다른 장르로 편곡하는 경우도 많은데, 커버곡을 고르고 편곡하는 기준이 있나요?

김병규 : 단순히 원곡이 좋아서 커버하는 경우는 오히려 많지 않아요. 음악 공부도 보통 카피에서 시작하잖아요. 저희에게 커버는 한 곡을 다른 장르로 바꿔보면서 음악을 공부하는 과정이기도 해서 재밌게 작업하고 있어요. 커버곡은 대부분 제가 고르고 편곡의 큰 틀도 잡는 편이에요. 먼저 해보고 싶은 장르를 정한 뒤 어울리는 곡을 찾기도 하고, 노래를 듣다가 전혀 다른 장르로 바꾸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번쩍 떠오를 때도 있어요.

그중 가장 공부가 많이 됐던 커버곡을 꼽는다면요?

김병규 : Pavement - Elevate Me Later. 90년대 미국 너드들이 하던 조악한 인디 록을 보사노바로 완전히 바꿨어요. 처음에는 컨트리로 절반 정도 만들다가 전부 갈아엎고 보사노바로 다시 작업했죠. 지금까지 한 커버 중 원곡의 장르를 가장 과감하게 바꾼 곡이라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알고있지만> OST ‘So Tender’는 해외 9개국 차트에 오를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OST도 꾸준히 참여하시는 만큼 이를 통해 유입되는 리스너도 많나요?

최수미 : 확실히 많은 것 같아요. 특히 ‘So Tender’는 지금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들은 곡으로 올라와 있을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발매 당시에는 공연에서도 종종 불렀고요.

주로 서울에서 세이수미를 보다가 부산에서 만나니 정말 집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에요. 멤버 모두 부산에서 나고 자랐는데, 각자의 추억이 담긴 부산의 동네가 있다면요?

임성완 : 저는 어릴 때 서울로 이사해 10년 정도 살다가 다시 부산에 왔어요. 서울로 가기 전에 살았던 곳이 신평인데, 신평유치원과 신평국민학교처럼 제 첫 기억이 모두 그 동네에서 시작돼요. 어릴 때 떠나서인지 유독 애틋함이 있어서 나중에도 종종 찾아갔어요. 다시 가보니 제가 몸과 머리가 커진 만큼 골목은 작아져 있더라고요.

최수미 : 저는 중학생 때부터 금정구에서 살았고 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 모두 그 근처에서 다녀서, 금정산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등산로도 많고 산새 소리도 좋고요. 사람 사는 동네 같은 느낌이라 애정이 많이 가요.

김병규 : 저도 금정구인데, 미취학 아동 시절에 금정산에 있는 산촌에서 살았어요. 그때의 기억이 오히려 초등학교 6년보다 더 선명해요. 반딧불 잡고, 뱀이나 개구리 잡으러 돌아다녔던 시절이 좋았던 것 같아요.

김재영 : 저도 다섯 살 때부터 금정구에서 계속 살고 있어요. 계곡에 내려가 발 담그고 놀던 기억이 좋게 남아 있고요. 요즘은 오히려 조금 더 시골로 가서 살고 싶어요. 그런 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최수미 : 금정구도 제법 촌이잖아. (웃음)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무대도 많이 서지만, 여전히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떠날 수 없는 부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최수미 : 부산 씬이 특별히 매력적이어서 안 떠난 건 아니고요. (웃음) 그냥 고향인 거죠. 부산만의 특징을 굳이 꼽자면 서울보다는 조금 덜 꾸민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좋게 말하면 각자가 원래 가진 모습을 담백하게 유지하는 편이라고 해야 하나.

흔히 부산 관객은 거침없고 열정적일 거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오히려 무뚝뚝하고 부끄러움이 많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하셨더라고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최수미 : 요즘은 지역별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조금 옛날 이미지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부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낯간지러운 말이나 표현을 잘 못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속으로는 좋아해도 말로 잘 표현하지 않는다든지요.

오늘 만나본 세이수미도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웃음)

최수미 : 그건 저희가 유난히 그런 편이긴 해요. 가족들도 그렇고 원래 표현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

반대로 부산에서 활동하며 얻는 고충이 있다면요?

최수미 :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은 곳에 무대가 몰려 있으니까 공연을 하려면 항상 이동해야 해요. 체력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쉽지 않죠. 사실 이동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커서, 그 외에는 딱히 불편한 점은 없어요.

실제로 공연도 다른 지역에서 훨씬 많이 하나요?

최수미 : 거의 서울이긴 해요. 비율로 보면 다른 지역 7, 부산 3 정도.

김병규 : 부산에는 공연할 수 있는 곳 자체가 많지 않아서 저희도 거의 오방가르드에서 공연해요. 그러다 보니 부산 밴드들은 계속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관객에게 새로운 인상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공간을 바꾸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서울은 다양한 공연장이 있으니까 그 점에서 차이가 크죠. 그런 환경 때문에 부산 공연이 조금씩 줄어드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부산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로 올라가는 밴드도 많을거 같아요.

최수미 : 저희가 활동하면서 서울에서 음악하려고 실제로 올라간 분을 그렇게 많이 본 것 같지는 않은데…

김병규 : 생각보다 많아. (웃음)

임성완 : 제가 실용음악과를 나왔는데 주변을 보면 선택이라기보다 ‘음악하려면 당연히 서울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저도 그랬는데 세이수미에 들어오면서 꼭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서 예전보다 조금 나아졌겠지만, 많은 인구와 인프라가 있는 서울에 씬이 집중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고요.

김재영 : 뭐, 본인이 원하면 가는 거죠….

그래도 세이수미가 부산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서울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어줄거 같아요.

ddbb, 해서웨이(hathaw9y), 미역수염 등 좁은 씬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탄생하는 밴드들이 많아요. 소개하고 싶은 부산 밴드가 있다면요?

최수미 : 요즘 부산 밴드들이 되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2013년부터 저희와 함께 활동해온 검은잎들이 있고, 재영이가 함께하고 있는 야자수도 있고요. 요즘은 테트라포드(Tetrapod)처럼 새로 시작하는 밴드들도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김재영 : 올드 카 컬렉션(Old Car Collection). 공연보고 새로 알게된 밴드인데 노래가 좋더라고요.

임성완 : 최근에 발매된 해서웨이의 앨범에 제가 드럼 세션으로 참여해서, 홍보차 해서웨이를 소개하고 싶네요. (웃음) 그리고 저희 다른 멤버들이랑도 잘 지내서 늘 고맙게 생각하는 밴드입니다.

부산 씬은 밴드 간의 교류가 활발한 편인가요?

최수미 : 생각보다 부산 밴드들끼리 잘 몰라요… (웃음)

베이스먼트부터 오방가르드까지 세이수미는 부산 공연 씬의 여러 공간을 거쳐왔죠. 초창기와 비교하면 부산의 공연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김병규 : 예전 부산대에는 베이스먼트라는 펍이 있었어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 사장님이 외국인이셨거든요. 기존 부산 씬의 방식을 잘 모르셨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걸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산대 인근을 대표하던 뮤직펍 중 하나이기도 했고요.

당시에는 오픈 마이크도 낯선 문화였는데, 제가 처음 접한 곳도 거의 베이스먼트였어요. 처음 시작한 밴드가 전문 클럽 무대에 바로 서기는 쉽지 않잖아요. 앨범이나 어느 정도의 활동 경력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반면 오픈 마이크는 그런 조건 없이 누구나 무대에 오를 수 있어서, 공연 경험을 쌓거나 음악을 알리는 중요한 창구였어요. 서울의 클럽 빵이 음원조차 없는 신인에게 무대를 내주던 것처럼 부산에서는 베이스먼트가 그런 역할을 했던 거죠.

지금도 비슷한 공간은 있지만 예전만큼 활성화돼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은 더 많아졌지만, 온라인을 비롯해 음악을 알릴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그런 창구의 필요성이 줄어든 거죠. 예전에는 대부분의 커뮤니티도 베뉴를 중심으로 형성됐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부산 공연 씬은 발전했다기보다 오히려 조금 퇴보했다고 느껴요. 그런 환경 속에서도 오방가르드는 정말 열정 하나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부산 뮤지션들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공간이죠.

오픈 마이크(Open Mic): 누구나 무대에 올라 노래, 연주, 코미디, 시 낭송 등 다양한 형태로 자유롭게 공연하거나 발언할 수 있는 행사.

음악을 알리는 방식이 다양해진 요즘, 세이수미를 알리기 위해 새롭게 고민하거나 시도하는 부분이 있나요?

최수미 : 아직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제대로 고민조차 못한 것 같아요. 그렇다고 모두가 한다는 이유로 저희 성향과 맞지 않는 걸 억지로 따라가고 싶지는 않고요. 그래서 ‘우리답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은 많이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 안 떠오르네요. (웃음)

김병규 : 결국 저희는 음악을 하는 밴드니까 새로운 음악을 내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선은 거기에 집중하는 편이고요. 물론 음반도 그냥 내기만 한다고 끝나는 건 아니니까, 새 앨범이 나오면 어떻게 알릴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어요.

< Your Book / Good People > 은 부산음악창작소, < Big Summer Night >은 은평구 우수뮤지션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만들어졌죠. 이런 지역 지원 사업은 로컬 씬에 어떤 도움이 되나요?

최수미 : 오히려 로컬이라는 점이 지원 사업에서는 이점이 되기도 해요. 전국 뿐만 아니라 지역 지원 사업에도 지원할 수 있어서 선택지가 더 많은 편이에요. 지역 단위는 일정 기간 거주 조건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그 지역에서 나고 자라 활동해온 뮤지션들에게 더 유리하고요.

임성완 : 저희는 부산음악창작소,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음악창작소는 전국 각 지역에 있으니까 로컬 뮤지션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잘 이용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지원 사업에서 아쉬운 점도 있나요?

최수미 : 보통 전국 단위 지원 사업은 면접 때문에 서울까지 가야 할 때가 있어서 결국 이동의 불편함은 있죠.

김병규 : 신인을 발굴하는 지원과 이미 활동 경험이 있지만 성장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팀을 지원하는 역할이 조금 더 구분되면 좋겠어요. 이미 알려진 팀이 계속 지원을 받으면 신인 입장에서는 기회가 없다고 느낄 수 있잖아요. 반대로 어느 정도 활동한 밴드도 앨범을 만들고 활동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서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요. 지원 기관 입장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팀을 택하는 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어느 한쪽만의 문제라고 보기도 어려워요. 결국 신인이든 이미 활동해온 팀이든 각자 필요한 기회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로컬 씬들이 계속 이어지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나요?

최수미 : 너무 큰 범주의 문제라 저희가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예요. 일단 대한민국이 갈아엎어져야죠. (웃음)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뭐든 발전하니까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요.

인천 펜타포트나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 같이 로컬 기반의 역을 기반으로 한 큰 페스티벌이 늘어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아요. 사전 프로그램으로 개최 지역 베뉴 투어를 열기도 하더라고요. 이처럼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로컬 씬에 유입될 수 있는 환경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최수미 :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근데 사실 저희도 그렇고, 모두 잘해야죠. 사람들한테 무조건 많이 와달라고 하는 것도 다들 힘들게 사는데 무리한 요구인 것 같아요. 뮤지션들이 책임감 있게 좋은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재밌게 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문화가 만들어져야겠죠.

자체 레이블 비치 타운 뮤직(Beach Town Music)을 운영하고 있는데, 설립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최수미 : 자체 레이블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사실 ‘레이블’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거창해요. 저희끼리 활동하면 결국 프리랜서처럼 움직이게 되니까, 사업자를 내서 회사에 소속된 것처럼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팀을 너무 오래 하다 보니 지금은 그것도 별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아요. (웃음)

광안리 작업실에 전문 녹음 스튜디오를 차려서 녹음까지 자체적으로 하고있죠. 직접 하는 것의 장점은 뭔가요?

김병규 : 가장 큰 건 역시 비용이에요. 10곡짜리 정규 앨범을 만든다고 하면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만 해도 1,000만~1,500만 원 정도 들거든요. 요즘은 장비나 관련 정보도 많이 상향 평준화돼서 자체적으로 녹음하는 뮤지션도 늘어난 것 같아요.

그리고 일반 스튜디오는 시간당 비용이 발생하니까 시간에 쫓겨 작업하는 느낌이 있는데, 저희 공간에서는 각자의 컨디션과 템포에 맞춰 녹음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장비에 한번 눈뜨면 돌이킬 수 없어서 차라리 처음부터 관심을 갖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요. 스튜디오를 만들고 장비 욕심도 커졌나요?

김병규 : 업그레이드는 계속하고 있어요. 필요해서 사는 것도 있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면 개인적인 만족도 분명 있고요. 밴드 차원에서는 녹음비를 아끼는데, 정작 저는 그 돈을 장비에 다 쓰는 것 같아요. (웃음) 이것저것 사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보는 게 이제는 취미처럼 됐어요.

엘튼 존(Elton John)의 언급부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 해외 평론지의 호평까지, 세이수미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죠. 그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나요?

김병규 : 예전에 김창완 선생님께서 하시는 아침 라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저희가 ‘Old Town’ 라이브를 하고나서 “요새는 싱커페이션이 되는 락 음악이 없는데, 이런거 하는 애들 보니까 좋다.”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임성완 : 30년 지기 친구가 결혼식에서 ‘Around You’를 틀고 입장했는데, 뭉클하면서도 뿌듯하더라고요.

최수미 : 그런 건 SNS에 좀 올려줘.

임성완 : 올렸어! (웃음)

최수미 : 이기 팝(Iggy Pop)이 영국 BBC 라디오에서 저희 노래를 한 번씩 트셨는데, 굉장히 저음의 목소리로 “나는 이 밴드 좋아해.”라고 해주신게 너무 좋았어요.

저는 트위터(현 X)에서도 세이수미를 자주 검색하거든요. 사실 칭찬은 다 좋아해요. (웃음)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연을 올려주시는 것도 다 보고요. 최근 공연에서 ‘꿈에’를 부르는데 맨 앞에 있던 여성 관객분이 우시더라고요. 누가 울면 저도 같이 눈물이 나는 편이라 오랜만에 울컥했어요. 결국 그런 팬분들의 반응이 가장 진심으로 와닿는 것 같아요.

트위터 반응도 확인하신다니, 빠른 시대에 잘 따라가고 계신데요?

최수미 : 요새는 언급이 별로 없더라고요…

이 인터뷰 읽고 계신 여러분… 얼른 세이수미 칭찬 트윗 하나씩 올려주세요! (웃음)

*싱커페이션(Syncopation) : 일반적인 박자 대신 약박이나 엇박을 강조해 리듬에 변화를 주는 기법

세이수미는 약 150개 이상의 해외 공연을 선 글로벌 밴드 중 하나죠.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 공연은 무엇인가요?

임성완 : 웨일즈의 그린맨 페스티벌(Green Man Festival)이 합류 후에 한 달 빡세게 합주하고 섰던 첫 무대라 모든게 새롭고 좋아. 또 가고 싶네요.

김재영 : 런던의 100 클럽(100 CLUB)에서 공연했던 게 기억이 남아요. 오아시스나 메탈리카 같은 레전드 아티스트 분들 사진이 붙어있었는데, 그런 공간에서 공연을 한다는게 인상깊었어요.

최수미 : 인상깊었던 해외 공연은 되게 많아요. 작년 5월에 영국 투어를 갔었는데, 코로나 이전에 갔다가 6년만에 다시 방문한거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안 변했더라고요.

김병규 : 쟁글 팝(Jangle Pop)의 중요한 본고장인 글래스고가 기억에 남아요. 세이수미 음악도 서프 록과 쟁글 팝으로 자주 설명되는데, 그 뿌리가 있는 도시에서 직접 공연한다는 게 남달랐어요.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나온 도시이기도 하고요. 막상 도시는 꽤 우중충했는데, 좋아하는 음악의 흔적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죠.

공교롭게도 모두 영국이네요. (웃음) 유독 반응이 뜨거운 국가가 있나요?

최수미 : 다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결국 인구수 따라가는 것 같아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국가별 리스너 비율을 보면 미국, 멕시코, 일본, 대만 ,태국에서 많이 들어주시더라고요.

2017년부터 영국 런던 인디 레이블 댐나블리(Damnably)와 함께하고 있는데, 해외 레이블과 함께하는 데에는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나요?

최수미 : 댐나블리는 해외 발매와 공연에 필요한 마케팅, 매니지먼트를 전반적으로 맡아주고 있어요. 저희끼리 국내 활동만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해외를 맡아주는 팀이 있다는 게 편하고, 세이수미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더 넓게 활동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어요. 무엇보다 해외에 믿고 맡길 레이블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든든하고요.

아무래도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 보니 소통이 어려울 때는 있어요. 가끔 오해가 생기기도 하지만 최대한 대화하려고 하고 서로 이해해가면서 맞춰가고 있어요.

세이수미가 해외 공연을 다니던 초창기에는 K-POP은 알아도 한국 인디씬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인디 뮤지션들이 많이 늘어났죠. 해외에서 체감하는 한국 인디씬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도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끼시나요?

최수미 : 2017년에 처음 투어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해외에서 공연하는 한국 인디 밴드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를 신기하고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았죠. 요즘은 한국 밴드들도 해외 투어를 활발하게 다니다 보니, 단순히 ‘한국에서 온 밴드’라는 이유로 특별하게 보는 분위기는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국가에 따른 구분 자체가 흐려진 느낌도 있고요. K-POP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음악이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있다는 건 정말 좋아요.

임성완 : 멕시코에서 특히 느꼈는데, 한국인이 왔다는 것 자체를 반가워해주시더라고요. 직접 그 문화를 경험해보니 ‘우리도 K-POP의 덕을 보고 있구나’ 싶었어요. 이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알고 있다는 것도 체감했고요.

세이수미 멤버들이 영향을 많이 받은 아티스트로 가장 많이 언급한 요라 탱고(Yo La Tengo)의 제임스 맥뉴(James McNew)가 < Mind is Light >의 아트워크를 그려줬죠. 이 협업도 멤버들에게 뜻깊었을 것 같아요.

최수미 : 처음 연락을 받은 건 2018~2019년쯤이었어요. 요 라 텡고가 내한을 앞두고 먼저 “너희 멋지다. 공연 보고 싶으면 와.”라고 DM을 보내주셨죠. 이후에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일정이 계속 엇갈려서 직접 만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그린맨 페스티벌에 함께 출연하면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고, 이후 공연으로 일본에 갔을 때, 마침 요 라 텡고의 도쿄 단독 공연이 있었고, 그 때에도 게스트로 초대해주셔서 다시 만났어요. 그렇게 인연을 이어오다 의 아트워크를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작업해주셨죠. 살다 보니까 이런 순간도 오더라고요. (웃음)

올해 펜타포트 무대에서는 지저스 앤 메리 체인(The Jesus and Mary Chain)과 함께 무대에 섰죠.

최수미 : 공연 전날인 7월 31일, 펜타포트 측에서 지저스 앤 메리 체인과 두 곡을 함께 부를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어요. 오래전부터 좋아했고 음악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은 밴드라, 처음에는 조금 멍할 정도로 놀랐죠. 그래도 꼭 잘하고 싶어서 하루 종일 가사를 외우고 연습했어요. 그들의 연주에 직접 목소리를 얹고, 밤의 펜타포트 무대에 함께 서 있는 순간이 정말 새롭고 황홀했습니다.

2014년 10월 데뷔했으니 벌써 12년 차 밴드예요. 꾸준히 활동해온 만큼 연차를 실감하는 순간이 있나요?

김병규 : 부산에서든 서울에서든 확실히 활동한 지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워낙 어릴 때부터 밴드를 해서 항상 막내 쪽이었는데, 예전에 부산에서 함께 활동하던 밴드들이 해체하거나 활동이 뜸해지면서 어느새 제가 최연장자 쪽이 돼버렸어요. (웃음)

최수미 : 코로나를 기점으로 갑자기 같이 활동하는 밴드들이 전부 동생이 된 느낌이었어요. “언니 나이까지 밴드하는 게 목표예요.”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벌써 그런 연차가 됐구나’ 실감하고요.

밴드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요?

최수미 : 결국 오래 버티는 사람이 살아남는 거죠. 포기하지 않고 그냥 계속하는 것. 그러려면 멤버끼리 서로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상대가 싫어하는 부분은 최대한 건드리지 않려고 하죠.

임성완 : 저희도 그 부분은 계속 노력해요. 결국 사람이 함께하는 일이라 서로를 존중하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죠.


여름 밴드 화보 프로젝트인 ‘Summer, Summer, Summer’에서 해변의 여름을 맡게됐어요. 세이수미와 해변의 여름의 싱크로율은 몇 퍼센트인 것 같나요?

최수미 : 서프록 밴드라고 하지만, 사실 서핑을 즐겨하거나 해변에서 자주 노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저희 라이프스타일이랑은 싱크로율이 낮지만, 부산에서 나고 자라다보니 각자 바다에 대한 의미가 있어서 세이수미 음악과는 싱크로율이 높지 않나 싶어요.

세이수미의 음악에는 다양한 해변의 모습이 담겨있죠. ‘광안리의 밤’은 잔잔한 밤바다가 떠오르고, ‘I Just Wanna Dance’는 해변에서 뛰어노는 청춘들이 떠올라요. 해변의 여름과 잘 어울리는 세이수미의 노래를 추천해주세요.

최수미 : ‘Vacation’. 촬영할 때 틀어주셨었는데, 서퍼들이 여유롭게 파도를 즐기는 풍경과 잘 어울렸어요.

임성완 : ‘Let it Begin’. 등대 가서 사진 찍을 때 바다에 윤슬이 비치는데 아련한 분위기랑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해수욕장에서도 각자만의 여름을 즐기는 모습이 곡의 분위기랑도 잘 어울리고요.

김병규 : ‘Here’. 저희가 앨범 내는 시기가 봄 ~ 여름이라, 보통 곡 작업은 가을 ~ 겨울에 해서 작업할 때와 발매했을 때 무드가 개인적으로는 조금 달라요. 근데 이 곡은 여름에 더워서 창문을 열어놓고 있을 때 집 안에서 한적하게 들리는 풀벌레 소리를 떠올리며 만들었던 곡이라 여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곡 같아요.

김재영 : . 제가 참여하진 않았지만, 정말 좋아하는 세이수미 앨범이에요. 여름 앨범인 만큼 해변에서 듣기 좋아요.

여름 정통 서프 록로 꽉 채운 < Big Summer Night >은 세이수미를 여름 밴드로 각인시키고자 만든 앨범이라고 들었어요. 여름의 계절감을 사운드적으로 어떻게 살리려고 했는지 궁금해요.

김병규 : 첫 앨범을 냈을 때 서프록 밴드로 많이 불러주셨는데, 저희는 서프록에 해당되는 곡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럼 그렇게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던 앨범이에요. 서프록의 작곡 기법을 많이 차용해서 저희만의 사운드로 만들었죠. 특히 연주곡들은 60~70년대 정통 서프록의 뽕짝스러움을 최대한 살려서 만들었어요.

세이수미 음악에 자연을 녹인 가사가 많은 것도 여름이 떠오르는 요소 중 하나죠.

최수미 : 가장 꾸밈없고 인공적이지 않은게 자연이잖아요. 말그대로 자연스러움을 제일 잘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다, 산 등이 늘 좋은 소재가 되는 것 같아요.

해변의 여름을 담아낼 곡으로 ‘But I Like you’를 선택했어요. 세이수미는 이 곡이 어떤 점에서 해변의 여름과 가장 잘 닿아 있다고 생각하나요?

최수미 : 상큼하고 발랄한 곡이라, 여름의 해변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오래된 곡이지만 뮤직비디오가 없는 곡이기도 해서 영상과 함께 들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리릭비디오에서 주목해줬으면 하는 가사 한 구절이 있다면요?

최수미 : 가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결국 후렴구에 나오잖아요. 가사랑 노래랑 잘 붙는 것 같아서 좋아해요.

세이수미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름의 추억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최수미 : 여름하면 펜타포트이지 않을까요? (웃음) 항상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공연을 하다보니 관객과 함께 한여름의 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받아요. 모두가 더위에 지쳐있지만 신나게 즐기는 모습이 특별한 여름의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임성완 : 저도 펜타포트인 것 같아요. 저희 노래에 맞춰 떙볕에서 노를 젓고 계신 분들을 보면서 끝내주는 여름을 보내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 인상깊었어요.

김재영 : 3집 앨범 자켓을 용호동 근처 바닷가에서 찍었는데, 용호동에서 팥빙수를 사서 다같이 바닷가에서 불 피우고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김병규 : 일본에 짧게 클럽 투어를 갔던 적이 있는데, 저희 앞 순서 공연 중에 태풍 때문에 공연장 전체가 정전이 났던 적이 있었어요. 조금 있다가 불이 들어오고나서는 정말 폭포처럼 비가 쏟아지는거에요. 그와중에 저희는 공연을 진행했었는데, 무서웠기도 하고 보러와주신 관객분들께도 감사하기도 했어서 기억에 남아요. 근데 그 공연을 선 밴드들이 그 때보다 지금 다 유명해졌어요.

녹음실에서 귀신보면 잘 되는 것처럼 자연재해의 영향이 있었나봐요. (웃음)

각자만의 여름을 나는 방법이 있다면요?

최수미 : 캠핑 의자에 앉아서 금정산 계곡에 발만 담구고 있으면 굉장히 시원해요.

김재영 : 저는 작년 여름에 수영을 즐겨했는데요. 물에 들어가 있으면 더위를 잘 안 느끼니까 수영장이나 계곡, 바다를 자주 찾는 편이에요.

김병규 : 저는 계절음식을 참 좋아하는데, 여름에는 콩국수를 먹으면서 열을 내리는 것 같아요.

임성완 : 에어컨이 짱입니다.

여름이 되면 꺼내듣는 음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수미 : The Ramones - Here Today, Gone Tomorrow

여름이 되면 옷이 가벼워지는 것처럼 노래도 심플하고 끈적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딱 가볍게 듣기 좋아요. 앨범의 모든 곡이 좋지만 올해는 ‘Here Today, Gone Tomorrow’ 이 곡을 자주 들었어요.

김병규 : Yo La Tengo - Season of the Shark

저희 커버 앨범에 수록하기도 했고 한 때 아침 알람곡이기도 했을 정도로, 모든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자 우러러보게 되는 곡이에요.

김재영: never young beach - Doudemo likedo

제 취향이기도 하고 들으면 시원해져서 여름에 자주 들어요. 앨범 전체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임성완 : Linkin Park - Faint

요 근래에는 레슨생한테 받는 리스트를 보면 익숙한 이름들이 있어요. 콘(Korn)이나 린킨 파크 (Linkin Park) 같은 메탈을 오랜만에 들으니까 좋더라고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최수미 : 지금하던 것 처럼 계속할 것 같아요. 아직 많은 공연 계획은 없지만 여름 동안은 페스티벌이나 작은 기획 공연으로 만나뵐 것 같네요. 꾸준히 곡 작업도 해서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앨범도 내려고 해요.

4집 가수가 꿈이라고 하셨는데 기대해도 될까요?

최수미 : 목표를 잡고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웃음)

마지막으로 여름마다 세이수미를 꺼내 듣는 리스너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최수미 : 여름이 되니 세이수미가 듣고 싶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누군가의 여름으로 세이수미가 기억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또 사실 세이수미는 사계절 다 좋습니다. (웃음) 여름 뿐만 아니라, 모든 계절마다 듣고 싶을 때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성완 : 건강한 여름나기는 세이수미로부터! (웃음) 저도 좋아하는 밴드 공연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벅찬 감정이 올라올 때가 있거든요. 여름은 공연이나 페스티벌로 많이 만나뵐 수 있는 시기니까 좋은 기억과 감정들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김재영 : 들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김병규 : 늘 덥고 힘든 여름에 세이수미 음악 들으면서 건강 잘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여름에 사용하기 좋은 캡 모자 굿즈가 나올 예정이어서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역시 굿즈 담당자... (웃음)


Credit

홈으로

랩 캐즘

자생가능한 음악 생태계